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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정문 (출처: 두산 엔사이버 백과사전)


학력이 모든 것은 아니다

얼마 전 동국대 교수였던 신정아의 학력 위조 사건이 터진 후 연쇄반응이 나오고 있다. 만화가 이현세, <굿모닝 팝스> 진행자인 이지영, <디 워>의 심형래 감독, 인테리어 디자이너 이창하 등이 학력 위조 의혹을 샀고, 일부는 시인을 했다. 일부에서는 학력 위조가 들통이 나기 전에 미리 이실직고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학력 위조를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일단 교수 등 공직을 얻기 위해서는 그럴듯한 이력이 필요하다. 신정아의 경우는 교수 임용에 필요한 학력 전체를 위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이현세나 이지영의 경우는 약간 다르다. 이현세는 학력에 대한 콤플렉스 때문에 이력을 위조한 것으로 토로했다. 이지영은 자신의 실력에 비해 부족한 이력을 만들어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실력이 있음에도, 자신의 위치를 확고부동한 것으로 인정하기 위하여 조작을 한 것이다. 사람들은 대체로 실력 자체를 보기보다는, 그 사람의 이력을 더욱 중시하기 때문에. 이창하 역시 이지영과 비슷한 경우다. 실력은 있지만, 좀 더 그럴 듯하게 만들기 위해 조작을 한 것이다. 심형래의 경우 학력 의혹이 유야무야된 것은, 학력이 어쨌건 지금 이루어낸 성취와는 별다른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학력으로 코미디언이 된 것도 아니고, 영화를 만들 수 있었던 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냥 현실만 말한다면, 학력 위조가 밝혀지는 것은 필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실력이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아무 실력도 없이 그저 조작된 이력만으로 자리 하나 차지하는 경우가 현실에서 많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의 이력이 밝혀지고 자리를 물러난다면, 그건 분명히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다르게 본다면, 약간 씁쓸하기도 하다. 학위의 진위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필요하지만, 그것은 또한 한국 사회가 오로지 ‘학위’에만 집착하는 것으로도 읽히기 때문이다. 즉 진짜 실력을 따지기보다는, 어떤 학위를 가지고 있는가에 의해서만 그 사람의 실력과 능력을 판단하는 풍토가 한국에 있다. 이를테면 아무리 필드에서 경험을 쌓아도, 학위가 없다면 절대로 교사나 교수를 할 수가 없다. 연구원 등도 마찬가지다. 예술의 경우에는 작가의 경력이 작품으로 인정되지만, 다른 분야에서는 인정이 되지 않는다. 이를테면 저널리즘의 경우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학위를 따는 것보다, 기자나 PD를 하면서 실제 경험을 쌓는 게 더욱 중요할 수도 있다. 해외의 경우 실무 경험이 경력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꽤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한국 사회는 학력을 그 사람의 가치로 생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를테면 노무현 대통령을 보자. 노무현에 대한 비판 중에서 ‘다음 대통령은 대졸로 뽑아야 한다’는 말도 있었다. 고졸 대통령이다 보니 콤플렉스가 많고, 그것 때문에 문제가 많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런데 노무현은 대학 입시보다도 힘든 사법고시를 패스하여 변호사를 했던 사람이다. 그런데도 노무현에게 학력을 걸고 시비를 거는 것은 대체 어떤 사고방식일까? 사법고시보다는 서울대, 연대, 고대를 나오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일까? 어떤 고등학교를 나오고, 어떤 대학을 나오는 것이 그 사람의 인격까지도 결정한다는 것일까? 아주 실제적인 이유 때문이 아니라, 단지 콤플렉스 때문에 학력을 위조하고 자신의 이력을 과장하는 것은, 사회가 그런 이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가 인정하는 학력만이, 그 사람의 가치를 결정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사실 한국 사회는 능력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사회가 아니다. 그보다는 여전히 봉건적인 인맥과 학맥, 지연으로 더욱 많은 것이 결정된다. 그런 사회에서 나약한 개인이 출세할 기회를 잡기 위해 학력을 위조하겠다고 결심하는 것은 때로 당연하게도 보인다. 위조를 변명할 생각은 없지만, 가끔은 그들이 그런 결정을 하게 된 동기를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가끔은 이런 생각마저 든다. 미국이라고 해서 학맥과 인맥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능력이 있으면 소위 ‘자수성가’가 가능한 경쟁사회다. 하지만 한국사회는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소위 ‘빽’이 없으면 거의 성공이 불가능한, 봉건적인 사회다. 이런 사회에서 성공을 제 일의 가치로 생각한다면, 진짜로 학력을 따든가 위조해야 한다. 아니면 좋은 빽을 잡아야만 한다. 과연 한국이 능력을 제일의 가치로 삼는 사회가 될 수는 있는 걸까?

Posted by makene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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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렘브란트 2007/09/01 12:58

    본문에 열거한 학력을 위조한 사람들에게 실력이 있다고 판단하는 근거는 무엇인가요? 신정아나 이지영이 커리어를 쌓기 시작하는 시점에 다른 경쟁자들이 그들보다 실력이 없어서 경쟁에서 탈락했을까요? 어쩌면 실력과 무관하게 위조된 학벌 때문에 신정아나 이지영에게 밀렸을 확률이 높습니다.

  2. 렘브란트 2007/09/01 13:03

    개인의 실력을 학벌로만 평가해서는 안 되겠지만, 그나마 공정한 판단의 기준으로 학력만한 것도 없습니다. 그리고 다른 나라를 말씀하셨는데, 어떤 나라가 학력과 무관하게 개인을 판단하는지 궁금하군요. 선진국으로 갈수록 공정한 경쟁, 즉 제도권 내에서 실력을 검증받게 됩니다.

  3. 꼬치꼬치 2007/09/01 13:03

    정말 설득력이 없는 글이군...앞뒤가 잘 안맞는것같기도 하고.

  4. 꼬치꼬치 2007/09/01 13:07

    다는 아니겠지만 학력이라는게 어느정도 능력평가의 기준이 될수 있는 분야도 많다고 생각이 든다. 그리고 영화에서 보면 미국도 학력 운운 장난 아니던데! 예를 들면 신정아씨 관련된 미술학 석박사 같은 종류의 학위는 교단에 서는 교수자질을 평가할때 중요한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5. <요즘 각계 각층 많은 사람들의 허위 학력 문제가 큰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심지어
    중국의 CCTV는 “한국 공인의 80%는 학력 위조를 했다’고 보도할 정도다. 다음 글은 2005년 1월 5일자 중앙일보 (뉴욕판)에 발표했던 글이다.>


    ‘초졸의원’과 학벌사회

    그 (이 상락)는 너무나 가난했다. 그래서 학교엘 못 다녔다. 겨우 초등 학교를 마친 후, 곧장 생활 전선에 나서야 했다. 노점상, 목수, 포장마차, 밑바닥 인생이 먹고 살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닥치는대로 했다.
    그러다가 빈민 운동에 뛰어 들었다. 이 때 얻은 별명이 ‘거지 대왕’, 그 ‘거지 대왕’은 똘마니들에게 한컷 폼을 잡느냐고 악의없는‘거짓말’을 했다. “나는 이래뵈도 고등학교를 나왔다구~”

    그 ‘거지 대왕’이 지난 17대 국회의원 선거 때 금배지를 달았다. 시대의 바뀜을 보여주는 한 상징이었다. 당당히 39.2%의 득표를 했다. 시의원, 도의원 세 번을 거쳐서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진력하는 사람”, “의정 활동에 너무나 성실했다”, 그를 아는 사람들의 한결같은 인물평이다.

    그런 그가 이번에 허위 학력 /고교 졸업장 위조 혐의로 금배지를 떼이고 감옥엘 갔다. “피고인이 학력을 속인 뒤, 이를 은폐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고교 졸업 증명서를 TV 토론에서 제시하는 등 죄질이 불량해 엄정한 처벌이 요구된다”, 판결문의 요지다.

    자, 우리는 이를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우선, “이제 공인은 눈꼽만치의 거짓 말도 용납치 못한다”는 사법부 판결을 두 손 들어 환영한다. 거짓 말을 떡 먹듯하는 한국 정치인들에게 큰 경종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허나 이 경우, 그의 악의없는 이 거짓말이 그 누구에게 얼마만한 피해를 주었을까? 상대 후보에게? 아니면 유권자에게? 절대 그렇지 않다고 본다. 그가 얻은 표는 결코 그의 학력을 보고 던진 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고작 “고교를 졸업했다”는 거짓말이, 진정 “죄질 불량…엄정 처벌” 대상이고, “금 배지 박탈…1년 징역”감이 될 것인가?

    고개가 갸웃둥 해진다. 물론 그는 실정법을 위반했다. 그런데 그 위반 사항이 겨우 ‘고교 졸업’ 행세다. 국/내외 석/박사 고학력이 넘쳐나는 사회, 그들이 보기엔 참으로 웃으꽝스런 학력 과시다.

    여기서 필자는 배운 자와 못 배운 자의 가치 척도의 다름을 새삼 확인한다. 배운 자에겐 별 것도 아닌 일이, 못 배운 사람들에겐 생애를 몽땅 앗아가는 이 가치의 다름, 그러면 한국같이 학벌이 일종의 패권주의가 되어있는 사회에서 못 배운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 남을 수 있을 것인가?

    “그래선 안된다 (must not)”고 처벌을 일삼는 법만으로써는 이 세상은 너무나 살벌해 진다. 그리해서 미/일등 여러 나라엔 법을 뛰어 넘어 사람들에게 도덕/윤리적인 의무를 강요하는 ‘착한 사마리안인 법 (the Good Samaritan Law)’이란 것이 있다.

    이 세상을 따뜻하게 하는 것은 법을 넘어선 인정이고, 동정심이고, 약자에 대한 배려다. 그리고 배워서 아는 것이 많은 사람들은, 그들이 갖고 있는 ‘아는 힘 (knowledge’s power)’을 그들 자신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만치 배우지 못하고 아는 것이 없어 삶의 터전에서 숱한 불이익 (disadvantage)을 당하는 사람들을 위해 어느 만치 바쳐야 한다. 그것은 마치 부를 축적한 사람들이 사회 정의를 위해 그 부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해야 하는 당위와 맥을 같이 한다. ‘참 지식인’의 노블리스 오블리주 (noblesse oblige)다.

    이에 비추어, ‘고졸 행세-금배지 박탈-1년 징역’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한국 의 법체계가 대륙법/ 실정법이라는 것도 잘 안다. 그러나 법관들이 진정 ‘참 지식인’ 었다면 다음과 같은 판결을 내릴 수도 있지 않았을까.

    “죄질 불량…엄벌 대상이나…피고가 지금까지 살아 온 생애의 정상을 참작…국회 의원 재임 기간 중에 반드시 고등 학교 과정을 이수토록 하라”.

    이런 멋진 판결이 나왔다면, 군사 독재 시절 시국 사범에 대해 외부에서 날아 오는 ‘형량 쪽지’를 보고, 거기에 적힌대로 “징역 1년, 2년, 3년…” 꼭두각시 판결을 했던 사법부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이 개선되었으리라.
    (추기: 국회의원 웹사이트 명단에 그의 학력은 “독학”으로 되어있다.)

    <장동만: e-랜서 칼럼니스트> <중앙일보 (뉴욕판) 01/05/05 일자>

    http://kr.blog.yahoo.com/dongman1936
    저서: “조국이여 하늘이여” “아, 멋진 새 한국”(e-book)

  6. 렘브란트 2007/09/04 16:47

    죄송합니다만, 장동만 님의 글의 요지를 잘 모르겠습니다.
    사람에 따라 적당히 봐주자는 의미로 보입니다.
    세상이 투명해지는게 두렵습니까?

    저는 기본적으로 학력을 위조한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익이 크고 작음은 있겠지만서도요.)

    100번 양보해서 아무 사욕없이 학력을 속였다고 칩시다.
    왜 그랬을까요?
    자기 생각에 자기는 실력이나 능력은 있지만,
    학력이 자기의 재능을 표출하는데 제약이 되고
    거추장스럽기만 하고,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해서일 겁니다.

    다시 말하면, 밑바닥부터 시작하기는 자기 재능이 아깝고,
    고속 승진내지는 무임 승차를 바라는 사람들이
    학력 위조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정당한 경쟁을 애초부터 방해하는 거지요.

    그리고, 보통 글쓰기에 남의 글을 인용하는 사람의 심리가 궁금합니다.
    중앙일보 기사가 금과옥조입니까? (비난하는 뜻이 아닙니다.)
    거지대왕이 왜 학력을 위조해서까지
    국회의원으로 나왔는지의 본심은 거지대왕만이 알 겁니다.
    (그 사람이 좋은 뜻으로 했을 거라고 짐작하겠습니다.)

    규칙을 바로 세우고 지킬려면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유도리를 너무 많이 만들면 원칙이 서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는 진정한 민주 국가의 정통성을 세우는 과정 중에 있습니다.
    좀 더 투명하고, 좀 더 깨끗한 세상을 만들려면
    읍참마속을 더 많이 경험해야 할 수 있습니다.

    추가로 과거에 비해서 최근 병역 관리가 아주 엄격해진 거 아십니까?
    요즘은 꼭 병역 면제를 받았으면 하는 사람들도 다들 갑디다.
    그나마 이정도로 병역이 투명해진게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라는 거 아실 겁니다.

  7. 렘브란트 2007/09/04 16:53

    그리고, 학력 위조로 처벌 받는 경우가 그리 많습니까?

    학력 위조로 공익을 해치고 사익을 취한 경우에만
    법적 처벌을 받지 않습니까?

    신정아도 학력 위조가 아니라 공문서 위조나 업무 방해 죄로
    기소되는 걸로 아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