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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심연의 어둠을 보여주는 최고의 공포영화

요즘엔 여름마다 한국 공포영화가 4, 5편씩은 개봉한다. 날이 더워지면 오싹한 공포영화 하나 보러가자는 게 하나의 유행처럼 된 것이다. 하지만 <장화, 홍련> 이후 재미있는 한국 공포영화를 본 기억이 없다. 관객이 많이 본 것은 아니었지만 <소름>이나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 같은 걸작 공포영화나 <여고괴담>처럼 많은 사람에게 화제가 되고 사랑도 받는 공포영화는 어디론가 자취를 감춰버렸다. 대신 시도 때도 없이 귀신이 튀어나와 깜짝 놀라게 하거나, 기괴한 효과음으로 신경을 긁어대는 등 오로지 ‘깜짝 효과’에만 기대는 공포영화들만 즐비했다. 일부러 잔인한 장면만 나열하는 공포영화도 짜증난다.

한국 공포영화를 보고 있으면 우울해지는 한편, 대체 공포란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머릿속에 남아 있는 수많은 공포영화의 명작들이 떠오른다. <엑소시스트> <오멘> <나이트메어> <텍사스 대학살> <이블 데드> <데드 얼라이브>..... 공포영화는 단지 무서운 것이 아니다. 공포는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무엇, 그러나 뛰어넘어야만 하는 그 무엇이다. 태곳적에 인간이 무서워했던 것은 어둠이었고, 어둠을 이겨내기 위한 불을 찾으면서 문명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빛을 발견한 후에도 어둠의 원초적인 공포는 인간의 유전자에 각인되어 있었고, 수많은 민담과 설화 속에서 이빨을 드러내고 있었다. 현대 사회에서도 ‘도시 전설’로서 여전히 공포는 상존하고 있다. 공포영화의 걸작이라면, 원초적인 두려움과 떨림을 보여주어야만 한다. 아니 걸작이 아니어도 좋다. 그저 우리가 두려워하는 무엇인가를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한국 공포영화는 정신을 못 차리고 있고, 일본 공포도 침체기에 들어갔다. 할리우드 공포는 익숙한 공식만을 답습하고 있다. 이미 서구에서는 주류에 올라선 공포영화의 새로운 빛을 발견할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그 곳은 바로 최초의 연쇄 살인범이라고 할 ‘잭 더 리퍼’의 고향인 ‘음울한’ 나라 영국이다. 한때 해머영화사에서 만든 <드라큘라> 등으로 전성기를 누렸던 영국의 공포영화는 최근 들어 <28일 후> <독 솔져> <크립> 등 전통적이면서도 독창적인 저예산 공포영화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그 중에서 <독 솔져>를 만들었던 닉 마샬 감독의 2005년작 <디센트>는 충분히 걸작이라고 부를만한 가치가 있는 공포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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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는 사실 단순한 것이다. 복잡하게 장치를 만든다고, 엽기적인 장면들을 나열한다고 섬뜩해지는 게 아니다. <디센트>는 아주 단순하게, 폐쇄 공간인 동굴 속에 여성들을 몰아넣고 동굴에 사는 외부의 괴물들을 이용하여 내부에 자리 잡은 자신의 악몽을 자극하면서 극단의 공포를 불러일으킨다. 교통사고를 당해 남편과 아이를 잃은 사라를 위해, 평소에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던 친구들이 동굴 탐사를 계획한다. 리더인 주노는 모험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아무도 들어간 적이 없는 동굴을 택한다. 그런데 낙반 사고가 일어나며 들어온 길이 막혀 버리고, 동굴 속에 살고 있는 이상한 괴물들의 습격을 받게 된다.

<디센트>는 공포영화의 익숙한 소재들을 탁월하게 엮어낸다. 불을 끄면 완벽한 어둠이 내려앉는 지하 동굴은 관객에게까지 폐쇄공포를 불러일으키고, 절대적인 위기 상황에 처한 6명의 여성들은 서로 의심하거나 배신을 한다. 앞이 보이지 않지만 박쥐처럼 음향으로 먹잇감을 사냥하는 괴물과 여인들의 사투는 정말 처절하다. 그리고 주인공 사라는 교통사고에서 혼자 살아남았다는 자책에서 결코 벗어나지 못한다. 닉 마샬 감독은 공포를 위해 ‘효과’에 의존하지 않는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인물들의 관계를 만들고, 그들의 복잡하고 사나운 내면을 서서히 드러내고 마침내 폭발하게 만든다. 괴물의 습격은 서로간의 갈등을 증폭시키는 장치이고, 스펙터클을 보여주는 도구일 뿐이다.

갇힌 동굴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와는 전혀 다른 곳이다. 그 곳을 지배하는 법칙은 ‘생존’이다. 리얼리티쇼 <서바이버>에서 참가자들은 살아남기 위해 온갖 방법을 쓴다. 단지 육체와 기지만이 아니라 음모와 사기, 협잡까지도 가리지 않는다. 생존을 위해서는 그 무엇이든 정당화될 수 있다. <디센트>의 그녀들도 다르지 않다. 내가 살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희생도 감수한다. 물론 노골적이지는 않다. 그냥 못 본척하고 도망칠 뿐이다. 하지만 그것을 누가 본다면? 나의 비겁함, 야비함을 누가 본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공포일 것이다. 내가 감추고 싶었던 무언가를, 누군가가 정면으로 바라보았다면. 진짜 무서운 것이 사람이라고 말했을 때의 의미는 바로 그것이다. 누가 나를 죽일지도 몰라 같은 단순한 공포가 아니라, 우리 안에 숨겨져 있던 본능 혹은 야수성이나 사악함이 드러났을 때의 공포를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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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트>는 아주 영리하면서도, 아주 잔인한 영화다. 괴물들이 습격하고, 여성 전사가 되어 괴물들과 사투를 벌이는 순간의 장면들은 잔인하면서도 상쾌하다. 마치 <프레데터>의 여성판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런 ‘눈요기 장면’ 들에서는 확실하게 봉사를 한다. 그러면서도 결코 공포영화 본연의 자세를 잃지 않는다. 마음의 공포, 심연의 공포를 처절하게 파고들어간다. <디센트>는 제목 그대로 인간의 심연 그 아래로 하강하는 영화다. 그리고 너무나도 반전이 흔해진 요즘, 진짜 반전이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마지막 장면이 기다리고 있다. 누구나 안도하는 바로 그 순간 모든 것을 악몽으로 되돌려 놓는 마지막 장면을 보았을 때, 누구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디센트>는 결코 놓쳐서는 안 될 최고의 공포영화다.

Posted by makene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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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의 영화, 다섯 번의 드라마로 만들어져 기록적인 흥행을 올린 일본 추리소설 사상 불후의 걸작. 명탐정 긴다이치 코스케의 대활약을 그린 요코미조 세이시의 <이누가미 일족>은 막대한 유산 상속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연쇄 살인의 음모를 박진감 넘치게 그린 작품으로, 추리 소설 팬이라면 필견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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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내일 보러 갑니다 ^^

  2. 박노협 2007/07/04 09:21

    드뎌 내일 개봉하네요..+ _+,,

  3. 성치뷘 2007/07/04 10:54

    금요일걸로 예매~~ 기다려랏!!!!

  4. 타미노커 2007/07/04 11:22

    아...이제 하루만 기달리면 되는구나...ㅠ ㅠ

  5. 정영욱 2007/07/04 22:17

    예매 완료 ....!!!

  6. 베이브 2007/07/13 11:11

    이작품을 보시면서 한가지 생각해보세요

    만약 괴물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괴물에게 죽어가는 동료가 사실은 주인공에게 죽고있는거라면?!
    주인공은 극초반 가족들의 죽음으로 이미 미친상태여서 동료들을 하나씩 죽이고 있는거라는 거. 괴물에게 하나씩 당하는 장면마다 주인공이 옆에 있지요..........게다가 반전에서의 그 상상이 주인공이 이미 미친걸 알려주죠..

    • 베이브 2007/07/13 11:12

      마지막남은 동료와 1:1로 서로 싸우는게 그 이유인거죠..마지막으로 남은 동료를 죽이는거만 진짜로 보여준겁니다.

  7. 베이브님 마지막 부분은 반전이 아니라, 감독이 두개의 결말로 만든 거라고 하네요.
    그리고 마지막남은 동료를 죽인 것은, 옛 남자친구와 바람을 폈기 때문인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