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해부학교실은 전통적인 슬래셔 무비의 무대로 딱이죠. 의사가운을 입은 미치광이 살인마가 의대생으로 분한 할리우드 스타지망생들을 순서대로 잡아 난도질하고 사지절단하는 모습이 상상되지 않습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제 취향의 영화는 아니겠군요. 그러나 손태웅의 <해부학교실>을 보면 차라리 이렇게 나갔다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듭니다.

<해부학교실>은 슬래셔 무비가 아닙니다. 의대생들이 메스에 찔려 살해당하고 장기 일부를 도둑질당하긴 하지만 살인장면 자체는 그렇게 많이 나오지 않죠. 묘사도 절제되어 있고요. 스토리에서 중요한 건 신체절단의 구체적인 묘사가 아닙니다. 해부학교실에 귀신이 나오고 그 사건과 관련된 의대생들이 모두 애꾸눈 의사가 나오는 똑같은 악몽을 꿨다는 게 더 중요하죠. 영화 중반 이후 이유없이 갑자기 시간이 남아돌게 된 세 명의 의대생들은 살아남기 위해 그 귀신과 그와 관련된 게 분명한 실습용 카데바의 정체를 밝혀야 하죠. 그리고 십중팔구 그 사건의 배후에는 '기술자'라는 별명을 달고 다니는 해부학 교수가 있을 겁니다.

<해부학교실>은 클리셰의 정찬입니다. 엄청 험악한 일을 당한 뒤 원한을 품고 죽은 귀신들, 정신이 오락가락해서 도대체 믿음이 안 가는 주인공들, 과학과 명예를 위해 뭐든지 하는 미치광이 과학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뻔한 짓만 골라서 하지요. 마지막 결말도 진부합니다. 이렇게 반응이 없을 거라면 차라리 반전을 중간에 놓고 그 뒤 이야기를 더 만드는 게 나았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투박하고 서툰 부분도 많습니다. 일단 대사가 나빠요. 거의 유머감각 없는 <논스톱> 수준입니다. 배우들의 연기가 나빠 보이는 것도 그들 탓이 아니라 대사가 어색하고 연기지도가 서툴기 때문입니다. 그 증거로 그럭저럭 자기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주연배우 한지민에겐 대사가 별로 없거든요. 구성도 나쁩니다. 불필요한 캐릭터들과 아이디어들과 스토리들이 지나치게 많은데, 영화 만드는 사람들이 이걸 어떻게 다루고 쳐내야 할지 전혀 모르는 거죠. 그 때문에 시퀀스 간의 논리적 연결성이 떨어지고 설명되지 않는 구멍들이 너무 많으며 이야기도 설득력이 없습니다.

그래도 전 영화의 몇몇 아이디어들이 좋았습니다. 특히 영화의 초현실적인 터치들요. 하늘에서 눈처럼 휘날리다 손 안에서 녹아 피가 되는 장미꽃잎이나 시계와 거울들이 잔뜩 걸린 꿈속의 미로와 같은 것들 말이죠. 하지만 전 그 장면들 자체를 감상하는 것보다는 원래 감독이 품고 있었을 심상을 상상하는 게 더 좋습니다. 최종본은 아직 미완성처럼 보이고 가끔 덜컹거리거든요. (07/06/27)

기타등등

대사가 참 귀에 안 들어오더군요. 서울극장 2관에서 했으니 상영관 때문일 수도 있겠죠. 아마 그 우물거리는 대사들 때문에 제가 놓친 정보들이 몇 개 있을지도 몰라요.

Posted by DJUNA

익스트림무비 추천 도서

세 번의 영화, 다섯 번의 드라마로 만들어져 기록적인 흥행을 올린 일본 추리소설 사상 불후의 걸작. 명탐정 긴다이치 코스케의 대활약을 그린 요코미조 세이시의 <이누가미 일족>은 막대한 유산 상속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연쇄 살인의 음모를 박진감 넘치게 그린 작품으로, 추리 소설 팬이라면 필견의 소설이다.

트랙백 주소 :: http://extmovie.com/trackback/2884 관련글 쓰기

  1. Subject: 오랜 기억속 해부학 교실의 괴담

    Tracked from Korean Healthlog 2007/07/07 18:07  삭제

    오래전 이야기다. 별 이야기는 아니지만, 혹시 비위 약하시거나 임산부 어린이들은 보지 마시길.. 예과를 마치고 본과에 올라와서 가장 큰 충격으로 다가 오는 것이 해부학이라는 과목이다. 나름대로 준비를 방학때 하기도 하고 책을 읽거나 선배들의 조언을 받기도 하지만 막상 해부학실의 카데버(해부용 시체)를 처음 맞이 할 때의 기분은 표현하기 힘들다. 혹자는 묘한 흥분을 느끼기도 하고, 혹자는 힘한 구역질을 하거나 실제로 토를 하기도 한다. 또는 포르말린의..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특히 마지막 구절에 심히 공감합니다. 그의 의도를 상상하는 것은 어떤 가능성이 보이지만, 결과물은 심히 부족하더라.

  2. 그런데 태그에...'소이' 이것 무엇입니까?
    혹시나 해서 클릭해봤는데 별다른 이유가 없는데 말입니다
    ^^;;

    • 태그 입력시 출연 배우 중 한 사람 이름을 넣은 건데
      그리 잘 알려진 배우는 아닌가 보네요..^^;
      저도 요새 TV는 잘 안봐서..
      영화로는 이전에 '가발'에도 출연한 배우라고 합니다.

    • VJ로도 활동했고, 연기자로 가끔 보이는 연예인입니다.

  3. 트랙백 하나 걸어봅니다~ 제 체험이 더 무서웠을 것 같아서~ ^^

  4. 초재미없어
    한지민이쁘다

  5. 해부학 교실보면서 조민기에게 빠졌다... 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