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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황당한 저주>와 마찬가지로 <뜨거운 녀석들>은 전형적인 영국식 설정과 할리우드 장르물의 공식을 정공법으로 결합하고 있습니다. <새벽의 황당한 저주>가 런던 노동자 계급 남성들의 일상과 조지 로메로식 좀비물의 결합이었다면, <뜨거운 녀석들>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액션 영화와 겉보기엔 평화로워 보이지만 속에는 끔찍한 비밀을 품고 있는 영국 시골 마을의 결합이지요. 그림엽서처럼 예쁘고 고풍스러운 시골 마을에서 제리 브룩하이머 영화에나 나올 것 같은 총격전이 벌어지는 겁니다.

뭔가 아귀가 맞지 않죠. 우린 이런 무대에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의 스케일을 기대하지 않으니까요. 그건 샌포드라는 시골마을로 좌천된 수퍼 경찰 니콜라스 앤젤을 연기한 사이먼 페그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새벽의 황당한 저주>만 봐도 그런 그의 심각한 모습을 온전한 정신으로 받아들일 수가 없지요. 뭔가 말이 안 되는 거예요.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이먼 페그는 진지하기 짝이 없습니다. 액션은 절도가 있고 연기도 거의 정공법을 취하고 있지요. 그리고 그건 이 영화도 마찬가지에요. 쉽게 농담들을 터트릴 수도 있지만, <뜨거운 녀석들>은 자기네가 다루고 있는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에 일단 진지하고 봅니다. 추리물에는 복선과 단서들을 성실하게 깔고, 캐릭터 발전에도 신경을 쓰고 있으며 잔인할 때는 엄청 잔인하지요. 영화는 중반 이후까지 정공법으로 드라마를 깔다가 막판 30분에 모든 걸 꽝하고 터트리는데, 그 모습이 도화선이 타들어가는 다이너마이트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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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방식이 모두에게 먹힐 것 같지는 않습니다. 어떤 관객들에게는 지나치게 호흡이 길거나 심심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요. 하지만 이 접근법은 옳습니다. 웃지 않는 코미디언이 가장 웃기는 것처럼 농담을 다루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걸 농담처럼 다루지 않는 것이죠. 게다가 <새벽의 황당한 저주>가 그랬던 것처럼, 영화는 디테일이 강합니다. 이야기와 큰 농담들의 위치를 확인하고 다시 보면, 처음 보았을 때보다 속도가 빠르고 은근슬쩍 자잘한 농담들이 꼼꼼하게 박혀 있다는 걸 알게 되지요.

영화의 패러디도 효율적입니다. <뜨거운 녀석들>은 단순히 장르 공식들을 뒤틀어 웃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습니다. 워킹 타이틀 로맨스 영화들이 사랑이라는 감정에 진실하려 노력하는 것처럼, <뜨거운 녀석들>도 장르에 진지합니다. 소소한 일상의 동작들을 총격전처럼 묘사하는 스타일은 분명 이죽거리는 농담이지만, 장르에 대한 애정은 여전히 강합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들의 농담엔 일정 수준 이상의 깊이가 있지요. 다루고 있는 장르 공식의 의미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얼핏 보기엔 도발적인 것 같지만, <뜨거운 녀석들>은 전통적인 영화입니다. 단지 코미디와 액션 모두를 진지하게 다루면서 이 둘을 하나로 묶는 방식 때문에 그 최종 결과물이 은근슬쩍 새로워 보이는 것이죠. <새벽의 황당한 저주>가 조지 로메로의 인정을 받은 것처럼, <뜨거운 녀석들>도 할리우드 액션 영화 제작자들의 인정을 받을만 합니다. 에드가 라이트나 사이먼 페그가 조지 로메로의 세례만큼 제리 브룩하이머의 세례를 받고 싶어할지는 모르겠지만요. (07/06/26)

기타등등

케이트 블란쳇과 피터 잭슨의 카메오가 도입부에 있지요. 모두 얼굴을 가리고 있어서 구별하기 어렵습니다.

Posted by DJUNA

익스트림무비 추천 도서

세 번의 영화, 다섯 번의 드라마로 만들어져 기록적인 흥행을 올린 일본 추리소설 사상 불후의 걸작. 명탐정 긴다이치 코스케의 대활약을 그린 요코미조 세이시의 <이누가미 일족>은 막대한 유산 상속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연쇄 살인의 음모를 박진감 넘치게 그린 작품으로, 추리 소설 팬이라면 필견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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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뜨거운 녀석들

    Tracked from Feel the Freeism 2007/06/29 00:28  삭제

    - Precomment -본 글에는 '네타'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원치 않으시는 분은 보지 않으시는 것이 정신 건강에 이롭습니다. ^^그림 1.'뜨거운 녀석들' 포스터지난 토요일 '뜨거운 녀석들'을 보고야 말았습니다.슈렉3를 보자는 여친의 권고[!!]에 '한글 더빙판에는 애들이 많다' 며 다른 극장으로... '영문 더빙판에 있는 애들은 한글 더빙판에 있는 애들보다 더 최악이다'... 결국에 주중에 시내에서 보자라는 회유로 뜨거운 녀석들 낙찰!..

  2. Subject: 뜨거운 녀석들 (2007, Hot Fuzz)

    Tracked from 대마왕의 놀이터 2007/06/29 00:41  삭제

    오늘은 휴일이고 집에서 뒹글다 보니까 할 일도 없고 이것저것 보다가생각이 난 오늘 Hot Fuzz를 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진지한 것 같더니 어느순간 영화가 코미디 -&gt; 호러 -&gt; 액션물로 변화가 되어버리던 영화였다.이 영화의 교훈이라면 너무 튀는 행동은 하지 말자!!!개인적인 평을 내리자면 캐리비안의 해적 3편보다 훨씬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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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상하게 보고 있을 당시보다 이제와서 생각하면 할 수록 재미있었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감독판, 스페셜 에디션... 뭐 이런거 안나오나요? ^ -^)

  2. 성치뷘 2007/06/29 13:09

    케이트 블란쳇은 누군지 알았는데..
    피터잭슨은 어디서 나왔나요?? 궁금해요

  3. 극중 초반 회상씬에서 주인공의 손을 칼로 찌르는 산타로 등장하지요.

  4. 성치뷘 2007/07/02 17:38

    아하..그 산타였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