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 영화도 유행인가? <쏘우>의 대히트 후 유사 영화들이 저마다 최고의 고문 영화임을 표방하고 나섰지만, 역시 먼저 시작한 쪽이 장땡이다. <쏘우>는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강력한 브랜드로 성장했다. 다만 속편으로 이어지면서 원래의 참신함을 잃어버린 채 어떻게 하면 보다 잔혹하게 고문을 행할 수 있는지에 집중하면서 일으킨 역효과가 문제다. 최근 이와 유사한 형태의 고문 행각을 벌인 롤랑 조페 감독의 <4.4.4.>까지 보고 나니 불현듯 떠오르는 영화가 있다. 한때 최고의 고문 영화로 악명과 인기를 동시에 누렸던 <피를 빠는 변태들>이다.
이 영화는 독특한 유머와 자극적인 비주얼을 남발하면서, 자신들만의 스타일을 확고하게 뿌리를 내리며 지지 세력을 얻은 트로마의 그저 그런 작품들 가운데 하나다. <피를 빠는 변태들>은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고문 행위로 가득한 영화다. 인간 역사의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하는 잔혹한 행위들을 이 영화는 버라이어티하게 펼쳐 놓는다. 타인의 고통이 곧 나의 쾌락이 되는 관객 모두를 위한 서비스라는 식이다.
영화에 사용된 특수효과와 분장은 저예산 영화답게 졸렬한 수준에 머물지만, 고문 방법은 기상천외하다. 늘 자극을 추구하는 트로마의 영화답게 고문 대상자는 여성이 위주이고, 일단 홀딱 벗기고 시작한다. 사지 절단은 기본이다. 팔, 다리, 머리를 깨끗하게 잘라내고 아주 국물이 될 정도로 으깨 버리는 것은 평범한 고문에 해당한다. 유두에 전기 고문을 가하거나 눈알을 뽑아내기도 한다. 압권은 드릴로 머리통에 구멍을 낸 뒤, 빨대를 꼽아 뇌수를 쪽쪽 빨아먹는 장면으로 이걸 보고 있으면 할 말을 잃는다.
<피를 빠는 변태들>은 고문 행위를 보는 것 외에는 아무런 볼거리도 의미도 없는 영화다. 영화가 이 지경이다 보니 엔딩이 가까워 올 때면 제작사에 대한 분노가 치미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하나 <피를 빠는 변태들>은 고문 이외에 다른 어떤 부분에도 관심을 두지 않기 때문에, 가장 이상적이고 순수한 형태의 고어 영화가 될 수도 있다. 대다수의 관객들은 차마 볼 수 없어 고개를 돌려버리겠지만, 한 때 공포 영화 장르의 산업적인 측면에서 크게 기여를 했던 것이 이런 노골적인 고어 영화였다는 사실은 그 만큼의 수요가 있음을 증명한다. <피를 빠는 변태들>은 그런 관객을 위해서 고문에 집중을 하기 때문에, 요즘 쏟아지는 고문 영화들에 비하면 차라리 정직해 보인다. 어차피 사람 잡아다가 고문하는 처지에 괜한 의미 부여도 하지 않고, 또 겉멋 들린 편집으로 예찬하지도 않는다.
<피를 빠는 변태들>은 여전히 불쾌한 영화이지만, 최근 고문 영화들과 비교를 하면 어떤 부분에서는 이 영화가 월등히 나아 보인다. 적어도 돈벌자고 만든 영화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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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영화로 엿보는 그랑기뇰 - 피를 빠는 변태들(Bloodsucking Freaks)
Tracked from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블로그 2007/06/23 17:07 삭제예전 모영화잡지에서 이 영화를 언급한 후 국내의 많은 공포영화매니아들은 과연 이 작품이 뭐길래라는 열망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그런 시절이 있었습니다. 특히 '길로틴 고문'이라고 불리던 그 장면 하나를 보고 싶어한 사람들도 많았죠. 많은 기대는 실망을 부르는 법이었을까요, 아니면 영화 자체가 너무나 열악했던 것이었을까요? 영화를 본 사람들은 악평의 대열에 가담했습니다. 제가 아는 대다수의 사람들도 그러했어요. 네. 사실입니다. 영화는 너무 허접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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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 포스터만 봐도 징그럽군요-=-
물론 돈 벌자고 만든 그저그런 영화임에는 틀림없지만, 그래도 [피를 빠는 변태들]은 우리에게 그랑기뇰의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경험을 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장점을 가지기도 하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나름 재미있게 감상하기도 했거든요.
일전 작성해둔 포스팅이 있어 링크합니다.
다른 종류의 호러영화는 좋아하는데 이런 류의 고문영화는 보는 내내 내가 마치 고문을 당하는 것처럼 무섭고 살이 떨려요...
트로마 영화들 생각나네요. 톡식 어벤저 시리즈 정말 재밌게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