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머맨> 이후 브레트 레너드가 잘 나가던 때가 있었죠. 하지만 <하이드어웨이>와 <가상현실>의 실패 이후로 그가 제대로 된 할리우드 영화를 만든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가 99년에 만든 아이맥스 영화 <티 렉스>가 얼마 전에 CGV에 걸린 적이 있지만 그거야 논점과 상관없는 거고... 참, 얼마 전에 그는 악명 높은 <하이랜더 5>를 찍었지요.
하여간 레너드의 95년작 <하이드어웨이>는 딘 쿤츠의 소설을 각색한 영화죠. 쿤츠의 소설이 대부분 그렇듯, 아이디어가 엄청나게 독특한 작품은 아닙니다. 그냥 장르물에서 습관적으로 다루는 몇몇 아이디어를 뭉쳐 새로운 걸 하나 만들고 거기에 상당한 강도의 서스펜스를 추가한 거예요.
줄거리와 설정을 설명한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주인공 해치는 교통사고를 당해 죽음직전까지 갔다가 살아나는데, 그 뒤로 자길 바사고라고 부르는 미치광이 연쇄살인범과 감각을 공유하게 되지요. 통증과 같은 강한 자극이 오면 그는 바사고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바사고 역시 해치의 눈으로 세상을 보게 되는 겁니다. 사후 세계에 갔다가 돌아오는 동안 뭔가 어긋난 거죠. 당장 경찰에 신고해 범인을 잡으면 되는데, 연쇄살인의 증거인 시체들은 사라지고, 경찰들은 해치의 말을 믿어주지 않죠. 게다가 바사고는 해치의 눈으로 본 해치의 딸 레지나를 다음 희생자로 점찍습니다.
거의 자동적으로 흘러가는 이야기죠? 그래요. 딘 쿤츠의 이야기가 다 그렇죠. 핵심이 되어야 할 아이디어는 진부하고 살인마 역시 고유의 매력이나 개성은 없는데다가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개똥철학이나 늘어놓고 있죠. 그가 시체로 만드는 예술품은 코웃음이 나올 정도로 한심해요.
단지 영화는 쿤츠의 가장 큰 장점인 서스펜스의 강렬함은 그대로 끌어오고 있습니다. 그게 꼭 즐거운 경험인 건 아니에요. 아무도 주인공을 못 믿고 주인공 자신도 점점 맛이 가는 상황 속에서 계속 사람들은 죽어나가니까요. 해치는 용감한 할리우드 아빠답게 결국 살인마에 맞서 가족을 지키지만 그래도 뒷맛이 좋은 건 아니죠. 그래도 관객들을 계속 자극하는 분명한 서스펜스가 존재한다는 건 좋은 일이에요. 물론 쿤츠는 이 결과에 만족하지 못해서 자기 이름을 빼 달라고 제작사에게 요구했다지만요.
특수효과는? <론머 맨>이나 <가상현실>에서 남발된 컴퓨터 그래픽 장면들이 사후 세계 장면에 사용되고 있어요. 10여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그 동네의 특수효과의 질도 참 높아졌더군요. 그래도 다시 보니 그 나름대로 시대적인 개성 같은 게 느껴지더라고요. (07/06/19)
기타등등
1. 이것도 벌써 옛날 영화더군요. 그 동안 세상이 바뀐 게 보입니다. 알리시아 실버스톤은 아직도 아리따운 틴에이저이고, 아이들은 워크맨을 들고 다니고, 근사한 키워드가 있는데도 주인공은 정보 검색에 인터넷을 이용하지 않고, 휴대전화를 가진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네요. 구닥다리 카 폰은 하나 나오지만.
2. 엔드 크레딧이 끝나고 쿠키가 있어요. 분위기 깨는 좀 바보 같은 농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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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정말 시대가 변했다는게....;;
제프 골드브럼!은 플라이와 주라기공원에서 '잘 나가던' 분이었는데....^^;;
원작은 딘 쿤츠의 소설 중에서는 그래도 꽤 재미있게 읽었지만 영화는 좀 심심한 편이었어요 .... 특히 클라이막스 부분을 채우는 <론머맨> 스타일의 CG는 빼는게 낫지 않았을까 .....
저 분을 보면 볼수록 파리 생각이 자꾸 뇌리를 스치네요..^^